No.5 ISSUE 05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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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에 우리가 가야할 길.
코로나의 첫 확진자가 진단된 지 어느덧 2개월이 다 지났다. 그 사이 대구/경북지역의 신천지와 관련한 집단 발병을 거치면서 8000여 명이 넘는 확진자와 80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다.(2019년 3월 16일 기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를 겪었고 2015년 메르스를 지나면서 한국의 감염병 관리체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가지정격리병상에 200여 병상의 음압격리실이 확충되었고, 300 병상 이상의 병원에는 의무적으로 음압격리실을 두게 되었고 권역응급센터나 지역응급센터에도 음압격리실이 설치되었다. 역학조사관은 60여 명에서 130여 명까지 확대되었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신종감염병환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때를 대비한 훈련은 1년에 한 번 이상 하고 있다. 요양병원을 제외한 150 병상 이상의 병원들은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감염관리 의사와 감염관리 전담자를 두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긴 했으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신종감염병 환자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중앙감염병병원과 권역감염병병원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나 호남지역은 조선대 한군데만 권역감염병병원으로 지정되어 2022년이 되어서야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고 중앙감염병병원은 부지선정도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본부장만 차관급으로 격상된 것 이외에 행정구조에 있어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 것인가?
첫째, 감염병 관리의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 질병관리청 또는 질병관리처로 독립하여 인사권과 예산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청장은 장관급으로 하여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타부서와 동등한 입장에서 협조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에는 지방청을 신설하여 지자체와 대등한 관계에서 감염병 업무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감염병 진료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만약에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토착화되면 지금의 진료시설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감기 환자조차 제대로 진료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지금 구성된 선별진료소도 장기화될 경우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원급에서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감염병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호흡기 발열 클리닉을 모집할 필요가 있다. 자발적으로 모집된 의원들 대상으로 시설투자와 교육, 차별화된 수가를 적용하여 호흡기 감염병을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감염병에 의한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선별진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호흡기 발열 클리닉은 싱가폴이나 일본에 유사한 기관들이 있으므로 벤치마킹할 수 있겠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호흡기 발열 외래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고 폐렴 또는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입원할 경우는 음압격리실 또는 1인실에 입원할 수 있도록 진료체계를 병원의 감염병 입원 시설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며 수가의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감염병 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150 병상 미만의 병원과 요양병원은 2021년부터 의무적으로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감염관리 담당자를 지정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감염관리실 설치를 통하여 감염관리인력을 양성하고 병원의 감염관리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종사자와 간병인들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호흡기 발열 증상에 대한 모니터가 필요하며 유증상자는 근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입원 환자에 대한 발열감시를 하여서 집단 발병양상이 확인되는 경우 코로나19 감염 또는 다른 호흡기 감염증의 집단 발병 여부에 대하여 방역당국이 조사를 해야 한다.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많은 부분에서의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상황이 안정되길 바라고 이렇게 뼈아프게 겪은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감염병 관리체계와 대응체계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기를 소망한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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