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 ISSUE 19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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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에서의 콜드체인입니다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운반하는 도중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백신의 콜드 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입니다. 아직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효능에 대한 검증이 진행 중인데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백신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콜드 체인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백신의 이송 과정뿐 만이 아니라 의료기관에서의 콜드 체인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적절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일단 백신이나 약품 보관 전용으로 제작된 냉장고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냉장고들은 자동으로 온도를 기록해 주고, 내부에서 공기가 순환하여 냉장고 위치별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용 냉장고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만약 문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면, 수두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약독화 생백신이 일광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약독화 생백신의 경우 백신 역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백신 전용 냉장고를 이용하기 어렵다면 냉동기능과 냉장 기능이 분리된 냉장고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1도어 냉장고 중 냉동기능과 냉장 기능이 같이 있는 냉장고는 냉장고 공간별로 온도 편차가 크고, 냉장 백신이 냉동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냉장고는 2~8℃ 사이, 평균 5℃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냉장고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냉동/냉장고가 분리되어 있는 냉장고의 경우 냉동고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냉동기능을 끄게 되면 냉장실의 온도 유지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또 백신 전용이 아닌 냉장고의 경우에는 공간별 온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 냉장고의 맨 위 칸과 맨 아래 칸, 냉장고 문에 물병을 보관하여서 상대적으로 버퍼 역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백신은 냉장고의 중앙에 환기가 잘 되는 바구니에 담아서 보관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백신을 보관하는 냉장고는 온도를 기록하고 보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냉장고 문을 여닫으면서 온도 측정치가 바뀌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완충재가 있는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자동으로 온도를 기록해 주는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다만 자동 온도 모니터링 기계가 있더라도 고장 가능성을 고려하여 하루에 2번은 수동으로 온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유지하면서까지 백신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질병이 생기기 전에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일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실제 백신 사용은 비용-효과 측면에서 매우 우월하다고 합니다. 소아마비 백신의 경우 미국에서 전체 인구를 접종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할 경우 하루 동안 치료하는 데 필요한 비용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부디 이번 사태도 잘 해결되어서 안전한 겨울을 보내고 빨리 효과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나왔으면 합니다.
울산의대 감염내과 김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