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 비율이 외래환자 1천 명당 1.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9명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하였다. 인플루엔자가 작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이유 중에는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준수, 학생들의 제한적 등교 등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하였고 코로나19, 인플루엔자, 감기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의 증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방역 정책의 단계와 상관없이 다가오는 가을/겨울철에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 원칙은 지속적으로 잘 지켜져야 한다.

마스크 착용은 호흡기감염 환자가 착용할 경우 비말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건강 성인이 착용할 경우 질병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기로 유입되는 바이러스 양을 줄임으로서 중증 코로나19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즉, 마스크 착용이 실제 호흡기로 유입되는 바이러스 양을 감소시키는지와 호흡기로 유입되는 바이러스 양과 감염 가능성 또는 중증 질병 발생 가능성과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는 사람에게서 SARS-CoV-2 바이러스의 유입량과 감염 가능성 또는 중증질환 발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증명된 실험 연구 결과는 없지만 몇 가지 연구 결과를 통해 추정해 볼 수는 있다. 먼저 SARS-CoV-2의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접종한 SARS-CoV-2 바이러스양은 감염 및 생존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 SARS-CoV-2를 대량 접종한 마우스는 소량 접종한 마우스에 비해 생존율이 낮았다. 또한 외과용 마스크로 장벽을 만들어 공간을 구분한 후 감염된 햄스터와 비감염 햄스터를 각각의 공간에서 사육하면, 장벽이 없는 공간에서 함께 사용된 경우보다 햄스터가 감염될 가능성이 낮았고 외과용 마스크 장벽을 통해 감염된 햄스터는 그렇지 않은 햄스터보다 질병의 중증도가 낮았다.

인플루엔자와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실험 연구에 따르면 적은 양의 바이러스 유입은 유의한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 인체에서 측정되는 인플루엔자, SARS-CoV 및 MERS-CoV 등의 viral load가 높으면 질병의 중증도가 높고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환자에서 검출되는 viral load가 높다고 해서 감염 당시 환자에게 유입된 바이러스의 양이 많았다는 것은 아니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역학 연구에서도 유입되는 바이러스 양이 질병의 중증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는 있다. 대표적으로 아르헨티나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유행에서 외과용 마스크나 N95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은 81%가 무증상 감염이었다. 이러한 여러 증거들은 마스크의 착용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 질환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방역 정책은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결정되겠지만 다가오는 호흡기질환 유행 시기를 앞둔 현시점에서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