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 ISSUE 03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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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준비하며
2월초에 공지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선정기준의 필수 세부사항 중에는 동네의원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백신관련 필수 세부사항에는 ‘근무시간 외에도(주말포함) 냉장고 온도 이탈시 알람가능(문자 또는 유선연락 받을 수 있는 알람)’이 있는 디지털 온도계를 요구하고 있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은 의료기관에 냉장고 온도 이탈시 주말을 포함한 근무시간 외에도 문자나 유선연락을 받을 수 있는 온도계 설치를 하였다하더라도 직원이 24시간 상주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현실적으로는 적정 온도 이탈시 온도를 조절해주는 백신 냉장 시스템의 개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를 제외한 세 가지 중점사항(백신냉장고, 응급처치의약품, 모니터링 공간)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1. 백신냉장고 온도유지 관리(열역학법칙을 활용함)
2020년 9월경부터 필자는 열역학법칙에 근거해 두 개의 쇼케이스 냉장고를 가지고 실험을 하였다. 제품사양에 나오는 온도범위는 0℃-10℃였으며 물병의 온도를 5℃로 조정하고 사용했을 때 물병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4℃-6℃를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공기의 온도를 측정한 온도계도 2℃-8℃안에서 유지되었다. 1분 이상 냉장고 문을 열어 공기 측정 온도계가 8℃를 벗어났을 때도 물병에 부착된 온도계는 6℃미만을 유지했다. 그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 냉장고의 위치는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변화가 가장 적은 곳으로 한다.
㉯ 냉장고 안의 열용량을 높이기 위해 2L 물병을 선반에 배치한다.
㉰ 온도계의 탐침(probe)를 가운데 선반에 있는 물병에 붙인다. 그리고 이 온도계가 5℃가 되도록 냉장고를 조정한다.
㉱ 바구니에 백신을 담아 물병 위에 놓는다. 바구니에는 제품명과 유효기간을 기입한다.
㉲ 냉장고의 문을 열 때는 무엇을 꺼낼지 확인하고 짧은 시간에 문을 닫는다.
백신냉장고 안
온도계 탐침
제품명, 유효기간

㉮, ㉰, ㉱는 열역학 제0법칙을 이용하였다.
열역학 제0법칙은 물체 A와 B가 열평형 상태이고 물체 A와 C가 열평형 상태이면, 물체 B와 C는 열평형 상태이다. 즉 열평형에 대한 법칙이고 온도계가 열역학 제0법칙을 응용한 기구중 하나이다.
㉮ 냉장고의 단열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있어야 한다. 창가는 햇빛, 외부온도 등에 의해 온도변화가 심하니 피하는 것이 좋고 건물 안쪽이 냉장고의 위치로 적합하다.
㉰, ㉱ 온도계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냉장고 안의 백신의 온도이다. 온도계의 탐침, 물병, 바구니의 백신은 서로 접촉해 있으면 열평형 상태를 이룰 것이고 백신의 좀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물병과 접촉해 있는 백신은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 ㉲는 열역학 제1법칙에 근거하였다.
열역학 제1법칙은 고립계의 전체 에너지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부에너지의 변화량은 외부에서 계에 유입된 열에너지와 외부에서 계에 한 일을 더한 값과 같다. ΔU=Q+W
㉯ 냉장고는 고립계에 가깝다. 여기에 외부의 열에너지가 들어오면 그 만큼 열에너지가 증가하고 냉장고 안의 온도가 변화한다.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즉 열용량이 큰 물질이 있으면 온도변화가 크지 않다.
물의 열용량은 4200J/kg.℃이고 건조한 공기는 993J/kg.℃로 물이 공기보다 4.23배이다. 공기의 밀도를 1.275kg/m3로 계산하면 같은 부피의 물은 공기보다 784.31배 무겁다. 따라서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의 열용량은 공기보다 784.31X4.23=3317배가 된다. 간편한 계산을 위해 물 1L와 3000L의 공기의 열용량이 같다고 하면 물 1L를 1℃ 올릴 수 있는 열량으로 공기 3000L를 1℃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의 열용량 대 공기의 열용량의 비는 약 3000:1이다. 600L용량의 냉장고 안의 공기를 200℃ 변화시킬 수 있는 열량으로 물 20L의 2℃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열평형을 생각하면 1℃의 변화만 일어날 수 있다. 냉장고에 2L 물병 10개만 넣어둔다면 일시적인 공기의 온도변화에 냉장고 안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 ㉲ 냉장고 물병의 온도가 5℃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면(개인적 경험으로는 2일정도면 평형을 이룬다) 40℃의 무더위 속에서 냉장고 문을 열었을 경우에도 냉장고의 센서가 공기의 온도를 감지해 냉기가 다시 나올 것이며 문을 닫으면 다시 고립계가 되어 실제적인 백신의 온도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2. 응급처치의약품
이상반응대처 세부사항에는 응급처치 의약품에 대해 에피네프린, 항히스타민을 백신과 별도로 보관하라고 되어있다. 응급상황은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백신접종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다. 필자는 연필통에 에피네프린, 페니라민, 덱사메타손, 3cc주사기, 1cc주사기, 알코올솜 등을 함께 넣어 의료진의 동선에 배치했다. 본원의 경우 진료실 모니터, 방사선 조정실, 검사실에 각각 1세트씩을 준비해 놓았다. 이것을 여러 개 더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
응급처치의약품, 주사기, 알코올솜
3. 이상반응 모니터링 공간과 응급의료센터 지정
이상반응 모니터링 공간은 의료진의 동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수시로 환자 상태를 볼 수 있다. 동네의원에서는 새로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 한 진료실 앞 복도가 가장 적합한 장소로 생각된다. 또한 이상반응 모니터링 공간에 응급환자 발생시 이송 가능한 응급의료센터의 정보를 적어 놓으면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다.
진료실 앞 복도에 마련된 이상반응 모니터링 의자에는 이송 가능한 응급센터의 전화번호, 주소, 본원에서 거리를 적어 놓았다. 거리가 가까운 순서대로 세 곳의 응급센터를 지정하였다.
위 세 가지 사항은 백신접종뿐만 아니라 동네의원의 응급상황 대처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단골환자들이 동네 주치의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대전 이양덕내과 이양덕
k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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